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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오피스 공간, 일, 사람, 문화에 관한 퍼플식스의 인사이트를 전달드립니다.
AI가 사회 전반의 주요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AI가 우리의 일과 삶을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요. 산업 혁명, 인터넷 혁명을 잇는 새로운 혁명이라 불리는 AI가 우리가 일하는 공간 오피스도 변화시킬 수 있을까요?
퍼플식스 스튜디오의 답은 'Yes'입니다.
개인 업무용 PC의 보급으로 인해 업무 디지털화가 가속화되었고, 업무 프로세스의 진행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습니다. 구성원 개인이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면서, 업무 좌석은 1인 단위의 큐비클(Cubicle)로 세분화되었습니다. 이어서 등장한 무선 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성원들의 업무 공간을 ‘내 책상’에서 해방시켰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망에 접속할 수 있는 도구만 있다면, 구성원들은 오피스 어디서든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오피스가 아닌 제3의 공간에서도 말입니다.
AI가 해내는 일이 많아질수록 사람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Daron Acemoglu) MIT 교수는 배우기 쉬운 저숙련 노동(easy-to-learn tasks)이 AI의 도입으로 점점 더 가치를 잃을 것이며, 그럴수록 누군가만이 할 수 있는 고숙련 노동(hard-to-learn tasks)의 가치가 격상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과 신체적/정신적 피로에 지치지 않는 지속성이 중요한 일은 기계가 사람보다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단순히 업종이나 직무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의 일을 특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현재 기술의 첨단이라 할 수 있는 생성형 AI의 한계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방대한 양의 정보와 지식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앞으로도 AI를 비롯한 기계가 사람보다 우위를 점할 것입니다.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칙을 발견하고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과정 또한 AI가 발전함에 따라 더욱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러나 업무 진행에 있어 기계가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할 수는 있지만, 가장 지혜롭고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합니다. 데이터의 양적 가중치나 연관성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가치’를 바탕으로 통찰력을 발휘하는 인지 능력은 여전히 사람 고유의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가치 판단을 내릴 때 기준이 되는 의미, 관계, 맥락은 모두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며 다양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개념을 이해하고 일에 적용하는 것은 복잡한 사고 과정을 요구합니다. 더구나 사람의 직관과 경험이 우선적으로 활용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논리에 기반하여 AI가 이를 알고리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지혜롭고 현명하게 일하는 사람은 존재할 수 있지만, 지혜롭고 현명하게 일하는 AI는 아직은 먼 이야기인 듯합니다.
AI의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동료들과의 협업도 상당 부분 AI와의 협업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기존 사람 간의 협업에서 타인의 역할이 점차 AI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원하는 방향에 맞춰 인사이트를 다듬는 일, 그리고 사고의 경계를 넓힐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과 레퍼런스를 제안하는 일 등,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기반한 업무 활동의 많은 부분이 이제 AI를 통해 더욱 간편하고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일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AI 시대의 구성원들은 복잡성이 높은 일을 훨씬 세분화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자 따로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신기술의 등장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제나 일의 복잡성을 높이고 일의 과정을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이끌어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과업/직무의 세분화와 업무 진행 권한의 개인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술 발전, 특히 생성형 AI의 업무 도입은 실무진 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의 양과 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개인이 맡을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결정해야 할 사항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리더가 모든 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각 결정의 품질을 보장하기도 어렵습니다.
과업과 직무가 세분화됨에 따라, 해당 업무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리더가 아닌 담당 실무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실무자의 책임자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됩니다. 따라서 앞으로 실무자는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을 되게 하기 위해 필요한 도전 과제를 스스로 탐색하고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업무 프로세스에서 실무진의 책임이 증가함에 따라, 리더에게도 새로운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보다 더 풍부한 경험이 필요한 역할은 무엇일까요? 바로 조율자입니다. 조율자로서의 리더는 각 실무자들의 업무가 조화를 이루도록 돕고, 실무진의 일과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더 높은 수준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AI 시대의 근무 환경에서는 리더가 머리 역할을 하고 실무진이 손과 발 역할을 하는 전통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조율자와 책임자로서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AI의 업무 도입이 일으킬 우리의 ‘일', ‘일하는 방식’, ‘일하는 사람’의 변화를 예상해봤습니다. 이 변화의 파도는 밀려 밀려 끝내 '일하는 공간’ 오피스의 변화에 가 닿습니다. 필연적인 전환의 시점에 선 오피스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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