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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오피스 트렌드 리포트
Research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2025.05.21
3줄 요약
  •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효율성보다는 창의성에 달려 있습니다.
  • 지금껏 오피스는 구성원의 역할을 더 키워서 조직의 창의적 역량을 높이는 쪽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 구성원의 더 주도적으로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임파워링 오피스', 앞으로는 더 큰 전략적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불확실성의 시대, 좋은 오피스는 무엇일까?

요즘 시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예측 불가’ 아닐까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AI는 업무 보조부터 심리 상담까지 해내며 놀라운 속도로 우리의 일상에 파고들었습니다. 예고 없이 터지는 국제 사건과 이슈들은 순식간에 시장을 뒤흔들어 놓죠.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수Global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를 봐도 오늘날의 불확실성은 과거보다 훨씬 높습니다. 무엇 하나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정답조차 내리기 어려운 초(超)-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기업은 다시 묻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어떻게 조직을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사실, 이 고민은 새롭지 않습니다. 기업은 늘 변화 속에서 생존 전략을 고민해 왔고, 그 전략은 ‘일하는 공간’인 오피스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왔습니다. 오피스는 시대의 생존 전략이 공간화된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좋은 오피스’란 그 시대의 기업이 마주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간입니다. 그렇다면, 초(超)-불확실성의 시대의 좋은 오피스란 어떤 모습일까요? 100년간 오피스가 변화해온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오늘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오피스의 단서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Global 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 econovis.net

1. 오피스 연대기 : 시대에 따라 달라졌던 좋은 사무 공간의 기준

① 1900s-1950s : 대량 생산 경제 - 관리 감독을 위한 오피스 디자인

20세기 초반, 현대적 사무실이 처음 등장하던 시기. 이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대량 생산이었습니다. 당시 기업에 있어 구성원은 노동력이었고,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게 지시받은 일을 처리하느냐가 핵심이었죠.

자연스럽게 기업은 관리와 감독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이러한 운영 방식은 오피스 디자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습니다. 감시가 쉬운 개방형 구조가 곧 좋은 사무 공간의 기준이 되었고, 책상은 한 방향으로 정렬되었으며, 관리자는 구성원을 쉽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지시와 통제를 바탕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 그것이 이 시대 오피스가 지향하던 최적의 형태였습니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1900 - 1950s : 대량생산경제 - 관리와 감독을 위한 오피스 디자인

② 1960 - 1990s :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 - 개별 집중을 위한 오피스 디자인

20세기 중반, 경제는 점차 제조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옮겨갔습니다. 제품보다 사람이 수행하는 서비스가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죠. 기업은 구성원을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적 자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근본적인 태도까지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상품 대신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을 뿐, 구성원은 여전히 딴 짓 하지 않고, 정해진 과업을 정확히 완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었죠.

자연스럽게 기업은 집중력을 우선시했고, 개인 집중을 위한 큐비클 오피스가 등장했습니다. 칸막이로 나뉜 업무 공간은 구성원이 방해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효율적인 과업 수행이 가능한 환경이 좋은 사무 공간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1960 - 1990s : 서비스 경제로의 전환 - 개별 집중을 위한 오피스 디자인

③ 2000s - : 디지털 경제의 확산 -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오피스 디자인

2000년대 이후,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 산업의 판을 바꿔 놓았습니다. 이제는 많이,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보다, 얼마나 빨리 새롭게 바꿀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졌죠. 기준은 효율성에서 창의성으로 옮겨갔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게 되었습니다.

기업은 구성원을 자원이 아닌 인재talent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구성원에게 거는 기대 역시 달라졌습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며, 변화를 주도하는 것. 그것이 기업이 원하는 일하는 방식이 되었죠. 오피스도 이에 맞춰 바뀌었습니다.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만나고 섞일 수 있도록 벽과 칸막이는 사라진 열린 구조가 등장했습니다. 오피스는 단순한 사무실이 아니라, 구성원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전략 도구가 되었습니다.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2000s - : 디지털 경제의 확산 -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오피스 디자인

2. 진정한 창의성의 원천,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의 힘

창의성을 위한 오피스, 조금은 뻔하다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창의성이 중요해진 이후에도 창의성을 끌어내는 방식은 계속해서 변화해왔습니다. 처음엔 구성원 간의 교류, 다음은 조직의 정체성, 그리고 지금은 구성원 한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고 있죠. 그 변화의 흐름은 오피스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① 창의성은 교류에서

창의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2000년대 초, 사람 간의 교류가 창의성을 높이는 핵심 조건으로 여겨졌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이 만나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믿음 때문이었죠.

실제로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픽사Pixar오피스를 설계할 때 서로 다른 부서의 사람들이 자주 마주치도록 사옥에 넓은 아트리움을 배치했습니다. 우연한 만남과 예기치 않은 협업이 창의성을 이끈다고 본 것이죠.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Pixar ⓒ Sharon Risedorph Photography

② 창의성은 문화에서

창의성에 대한 논의는 교류 자체보다, 교류가 이루어지는 맥락과 정체성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자주 만나기보다는 공감대와 목표를 공유한 ‘우리’ 안에서의 연결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 등장한 것이죠.

에어비앤비airbnb는 이러한 ‘우리됨’을 오피스 디자인으로 풀어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전 세계 도시를 테마로 인테리어를 설계해, 구성원들이 자연스럽게 에어비앤비라는 조직 정체성에 스며드는 경험을 하도록 했죠. 그 경험 속에서 구성원들은 단순한 동료가 아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우리’로 묶이게 됩니다. 에어비앤비는 브랜드 정체성을 오피스 디자인에 녹여냈고, 구성원 간 의미 있는 교류를 이끌어냈습니다. 구성원 간의 교류는 결국 창의성을 촉진하는 열쇠가 되었죠.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Airbnb Office ⓒ Mariko Reed

③ 창의성은 마음에서

창의성의 무게 중심은 점점 바깥에서 안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접점으로 창의성을 자극하기보다는, 구성원의 일상과 마음 속에서 창의성이 발현되는 순간에 더 깊이 주목하게 된 것이죠.

구글의 베이뷰Google Bayview는 이러한 관점을 바탕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창의성은 개인의 일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관찰하며, 몰입의 흐름을 끊는 요소는 줄이고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일상 속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해 구성원의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발휘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에게 임파워링 오피스가 필요한 이유
Google Bay View ⓒ Iwan Baan

임파워링 오피스, 미래 오피스의 기준이 될 키워드

지금까지 시대별 기업의 생존 전략과 전략을 뒷받침하는 오피스의 흐름을 함께 살펴봤습니다.

과거, 기업은 구성원을 조직 속의 부품처럼 여겼지만, 이제는 미래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오피스 역시 이러한 시선을 담아 관리 중심의 공간에서 구성원의 일상 경험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공간으로 진화해왔죠.

초-불확실성의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구성원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오피스는 구성원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낼 수 있도록 그들의 내면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는 공간이어야 하죠. 우리는 이런 공간을 ‘임파워링 오피스Empowering Office라고 부릅니다. 단순히 잘 만든 사무실을 넘어서, 구성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험을 설계한 사무 공간. 그것이 앞으로 좋은 오피스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입니다.

Editor
퍼플식스 스튜디오 김다은, 퍼플식스 스튜디오 박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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