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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오피스, 다시 사람부터
Research
AI와 시너지 내는 오피스를 만드는 두 가지 방법
2025.03.17

혹시 내 일도 AI에 대체될까?

AI가 시장의 니즈와 비즈니스의 방식 모두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AI는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일상 업무와 기업 운영의 중심이 되고 있죠. AI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 해나가는 모습은 일하는 사람의 가치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혹시 AI가 나를 또는 우리 구성원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AI와 사람은 대체재 아닌 ‘보완재’

하지만 AI와 사람은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죠. AI와 사람의 장점이 각각 다르고 서로 보완되기 때문인데요. 글로벌 IT서비스 기업 액센츄어의 리서치 전문가 H. 제임스 윌슨과 폴 R. 도허티는 사람의 장점인 리더십과 팀워크, 창의력, 사회적 기술 그리고 AI의 장점인 속도와 확장성, 정량적 역량 이 두 가지 역량 모두 기업 비즈니스에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AI와 시너지 내는 오피스를 만드는 두 가지 방법
참고 자료: Harvard Business Review, 2018년, H. James Wilson & Paul R. Daugherty, 「Collaborative Intelligence: Humans and AI Are Joining Forces」

결국 이 시대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해야 AI에 대체되지 않을까?”보다는 “AI와 함께 좋은 성과를 내려면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협업 파트너와 시너지를 내듯이, AI와 사람도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관계로 발전돼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AI시대, 퍼플식스 스튜디오가 생각하는 오피스 변화 방향의 첫 번째도 바로 AI와 사람이 시너지를 내는 오피스 입니다.

 

복잡하고 어려워질 사람의 일

AI와 사람이 시너지를 내는 오피스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AI를 활용해서 일 할 사람의 일을 살펴보면 그 방법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업무에 필요한 데이터, 정보, 지식을 살펴보고 파악하고 분석하는 과정만 해도 굉장히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전처리(Pre-processing) 과정은 AI가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줄 수 있습니다.

사람은 그 다음 이어질 더 어렵고 복잡한 일들을 맡아 하게 될 것입니다. AI가 분석해준 내용을 이해하고, 그 중 핵심적인 내용을 골라내고, 핵심 내용들을 맥락에 맞게 연결하고,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내는 이른바 후처리(Post-processing) 과정이 사람의 주요한 일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후처리 과정은 모두 사람 고유의 역량인 경험적/직관적 판단력을 끝까지 끌어 올리는 고도의 두뇌 활동들입니다. 그래서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는 우선 일하는 사람인 우리 구성원들이 이러한 고도의 두뇌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오피스가 되어야 합니다.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만들기: ① 집중, Seat보다 Zone으로

이해, 분별, 맥락 파악, 직관의 발휘 같은 두뇌 활동은 사람으로 하여금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들입니다. 이런 종류의 일을 점점 더 많이 하게 될 AI시대의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오피스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오피스에도 곳곳에 있는 집중 좌석(Focus seat)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집중 업무를 잠깐 따로 하고 오는 일로 생각해, 포커스룸이나 집중업무부스를 업무 공간 곳곳에 배치(Distribute)했습니다. 좌석(Seat)수준에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봤던 것이죠.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하지만 앞으로의 집중 업무는 잠깐-따로가 아닌 오래-깊이 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높은 수준의 주의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은 좌석 단위의 집중 업무 공간 배치보다는 총체적인 솔루션이 필요하죠. 바로 영역(Zone) 단위의 집중 공간 조성을 통해 집중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집중하기 좋은 조명, 온도, 습도…

'분위기에 휩쓸린다'라는 말이 있듯, 사람의 정서와 행동은 주위를 둘러싼 환경과 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받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성원의 업무 집중을 오피스 공간으로 지원하는 방법론 또한 발전하고 있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해당 환경 안에 있는 것 만으로도 집중이 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방향으로 말입니다.

영역 단위로 조성된 집중 업무 공간은 좌석 단위에서 느낄 수 있는 것보다 큰 단위에서 조도, 온도, 습도, 색상, 음향 등 다양한 감각 요소를 집중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쪽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구분된 영역이기 때문에, 다른 이용자의 집중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용 수칙을 만들어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이를 통해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죠.

더 오래, 더 깊이 집중하는 초집중 환경의 필요성을 체감한 기업들은 이미 오피스에 콰이어트 존(Quiet zone)이나 딥 포커스 존(Deep-Focus zone)을 계획하고 운영하고 있어요.

 

딥 포커스 존

지금 보시는 공간이 AI와 시너지를 내는 오피스의 딥 포커스 존입니다. 이 안에서 우리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우선 들어가기 위해서는 출입문을 한 번 더 거쳐야 하죠. 안에서는 확실히 집중해서 일하고자 딥 포커스 존을 찾은 구성원들이 보입니다. 집중 하기 좋은 업무 좌석과 환경 세팅이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혹시나 다른 사람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도록 공간 이용 수칙을 적어둔 포스터도 보이네요. 다양한 집중 업무 좌석 타입들이 보이는데요. 사람마다 원하는 집중 방법도 다르고 필요로 하는 업무 환경도 다르기 때문에, 각자 알맞은 좌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죠.

ⓐ 방해되는 자극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스에 들어가서 일하는 구성원부터

ⓑ 파티션 정도로 구획된 집중 업무 좌석에서 일을 하는 구성원

ⓒ 시야가 확 트인 공간에서 1인 집중 업무를 하고 있는 구성원까지

모두 딥 포커스 존을 잘 사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만들기: ② 더 잘하기 위한 전략적 회복

AI와 사람이 시너지를 내는 오피스의 두 번째 핵심 포인트는 고도의 주의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리프레시 공간입니다.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인텐스하고, 더 정확하고… AI시대 우리의 일은 모두 더 격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더 고도의 집중도 필요하고요. 하지만 그만큼 피로와 스트레스도 더 빠르게 쌓이겠죠. 이럴 수록 우리의 리프레시도 더욱 전략적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입니다. AI나 로봇이 아니에요. 사람이 열심히 진을 빼서 일을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계속되다 보면 번아웃이 오기도 하고요. 그럴 땐 누구든 리프레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때 리프레시가 마냥 드러누워 쉬는 걸 의미할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다시 불타오르기 위해 회복하는 것을 리프레시라고 보는 게 더 알맞습니다.

 

회복 환경의 4요소를 우리 오피스에

이와 관련해서는 레이철 캐플런과 스티븐 캐플런의 「주의 회복 이론」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주의력이라는 게 사실, 꾸준히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가 어렵죠. 노력을 기울여서 유지하는 주의력은 반드시 피로감을 발생시킵니다. 두 전문가는 이렇게 줄어든 주의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비자발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비자발적인 주의란 따로 노력하지 않아도 주의가 끌리는 것을 의미해요.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이 이끌리는 요소를 통해 주의력을 회복하는 환경, 그걸 바로 회복 환경이라고 합니다.

회복 환경은 크게 4가지 요소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이 4가지 요소가 적재적소에 적용된 오피스라면, AI시대 어렵고 복잡한 일을 하는 중간 중간 나에게 필요한 리프레시를 하고 주의력을 전략적으로 유지할 수 있겠죠.

 

전략적 리프레시를 위한 회복 공간

전략적 리프레시를 위한 회복 공간들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보시면, 앞에서 봤던 딥 포커스 존에서 한창 집중 업무를 하다가 굉장히 적극적으로 주의력을 회복 중인 구성원들이 보이는데요.

AI와 사람이 시너지 내는 오피스

ⓐ 야외 업무 공간에서 주의를 환기 중인 구성원

야외 업무 공간에서 텐트를 치고 멀리 떨어져 있는(Being Away) 구성원이 보이시나요. 회사 생활의 일상적 공간에서 벗어나 야외 텐트라는 비일상적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것은 효과적인 주의 환기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루틴에 없던 새로운 자극을 접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에도,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틀을 생각해내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라운지에서 별과 달을 구경하는 구성원

예술 작품이나 자연물 등 오피스 공간 곳곳에서 구성원들의 눈길을 끄는 매력적인 요소들 또한 비자발적 주의를 발생시킵니다. 우리 회사 라운지에 갑자기 달과 별이 뜬다면 어떨까요? 눈이 가지 않을 수 없겠죠. 그런 비현실적인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만큼 구성원들의 이목을 확 집중시키는 요소들을 배치해 구성원들의 주의 회복을 일으켜 보시는 것도 좋은 오피스 구축 전략이 될 것입니다.

ⓒ 명상실에서 생각을 정리 중인 구성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명상실에서 주의력을 회복 중인 구성원도 있습니다.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을을 다잡는 것은 결국 다, 더 잘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죠. 그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그럴 수 있는 조직의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일 또한 회복 환경을 구축하는 프로세스에 모두 포함됩니다.


있으면 좋은 공간에서 없으면 안되는 공간으로

집중을 위한 공간도, 회복을 위한 공간도 이제껏 오피스에서는 +α 요소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구성원들이 활용하는 업무 툴이 변하고, 일하는 방식이 변하면서 오피스도 변화해야만 하는 지점에 도달해 있습니다. 앞으로는 집중 Zone도, 전략적 회복 공간도 여유가 있으면 따로 마련해주는 공간이 아닌 언제든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할 필수 오피스 공간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 예상하는 이유입니다.

퍼플식스 스튜디오가 그려본 오피스의 변화 방향 그 첫 번째, AI와 사람이 시너지를 내는 오피스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AI가 만드는 시대의 격랑 속에서 여러분들의 생존 수단을 넘어 새로운 승리 전략이 되어줄 것입니다.

Editor
퍼플식스 스튜디오 강현구, 퍼플식스 스튜디오 김다은, 퍼플식스 스튜디오 박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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